※ 문의 사항 등에 대해서는 >> @bongY_TRPG << 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 인원 : 타이만
※ 플레이 타임 : 3-4시간을 상정하고 있으나 롤 플레잉이 주가 되는 시나리오인 만큼 플레이 타임은 저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최장 7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 시작하기에 앞서
현대를 배경으로 탐사자들은 연인, 가족, 혹은 소중한 친구처럼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한 관계여야 합니다. 연인 관계 한정으로 NTR적 소재가 포함되어 있으며 탐사자에 따라 다소 취향이 갈릴 수 있는 비극적 소재가 사용되었으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본 시나리오는 산님의 2차 창작 만화를 모티브를 따왔습니다. 따라서 키퍼링에 쉽도록 개변하시더라도 원작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의 개변이나 다른 엔딩의 추가 혹은 수정 등을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덧붙여 다른 곳으로의 재배포와 키퍼링 커미션 역시 엄중하게 금지합니다.
<카르툴레>는 본래 탐사자 2인 시나리오로 만들어졌으나 배포는 타이만으로 한정합니다. 탐사자 2인으로 개변 역시 금지합니다. 만약 탐사자 2인 버전의 시나리오가 궁금하신 경우 2차 지인으로 한정하여 배포 혹은 제가 직접 키퍼링을 봐 드리겠습니다.
※ 시놉시스
무언가 긴 꿈을 꾸었습니다. 무슨 꿈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도 끝이 개운하지 않은 것은 확실합니다. 당신은 꿈을 잊기 위해 고개를 젓고 주위를 둘러봅니다. 이곳은 당신의 집, 회사, 혹은 어디라도 기억 속에 있는 곳은 전혀 아닙니다. 바깥의 복도에서 빛이 비쳐들어오지만 불은 완전히 꺼져있는, 마치 어느 건물의 휴게실 안처럼 보이는 곳입니다. 벽에 붙어 있는 우주 과학 관련 포스터들이 눈에 띕니다.
여기는 어디일까요. 아무리 기억을 되짚어 봐도 이런 곳에 온 기억은 전혀 없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당신은 이곳에서 무사히 나갈 수 있을까요?
※ KP용 정보 : 일찍이 탐사자와 KPC는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관계였습니다. 하지만 모종의 이유로 (어떤 이유로 헤어져야 했는지는 상관없습니다. 다만 KPC는 일방적으로 이별을 준비했고 또 탐사자를 떠났습니다. 자유롭게 백스토리를 설정해 주세요) KPC는 탐사자의 곁을 떠났고 두 사람은 이별했습니다. 그 후로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탐사자는 불가사의한 힘에 의해 갑자기 과거로 돌아오게 됩니다. 두 사람이 아직은 함께하고 있어도 KPC는 몰래 이별 준비를 하고 있는 어느 시간으로.
탐사자가 과거로 돌아온 이유는 미래의 KPC가 죽었기 때문입니다. 미래의 KPC를 되살리고자 한, 미래의 KPC와 긴밀한 관계를 맺은 사람이 있었고 이 인물이 미래의 KPC를 되살리기 위해 의식을 행했습니다. 죽은 자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타인의 생을 이어받아야 하는데, 이미 의식을 시작하면서 자신의 생을 담보로 잡힌 그는 KPC를 살리기 위해서 기꺼이 생이라도 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 과거로 보내주었습니다. 이렇게 탐사자는 과거로 돌아왔고 의식의 영향으로 시간이 틀어진 과학관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아침 해가 뜨면 탐사자는 완전히 과거에 갇히게 됩니다. 미래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서는 아침 해가 뜨기 전에 과학관에서 나가야 합니다. 탐사자의 자신의 선택으로 자신을 죽여 KPC를 되살릴 수도 있습니다. 탐사자와 KPC는 함께 롤플레잉을 통해 대화를 나누고 시간을 보내면서 진상에 도달할 것입니다. 그리고 탐사자의 선택에 따라 엔딩이 갈리게 됩니다.
1. 도입부
탐사자는 오랜 꿈에서 깨어났습니다. 무슨 꿈을 꾸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무척 그립고 또 안타까운... 하지만 텁텁하게 뒷맛이 쓴, 그다지 좋지 않은 꿈이었음은 확실합니다. 잠에서 깨어난 탐사자는 주위를 둘러봅니다. 뻥 뚫려있는 바깥의 복도에서 들어오는 전등의 빛만 어스름하게 비쳐 들어오고 있어 안은 어둡지만 구조가 어딘가의 휴게실인 것처럼 보입니다. 탐사자가 아무리 주위를 둘러보고 탐사자가 아무리 주변을 돌아보고 기억을 되짚어 봐도 떠오르는 것은 딱히 없습니다.
2. 과학관 내부
1) 휴게실
탐사자가 눈을 뜬 곳은 휴게실입니다. 불이 꺼져있어 안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탐사자는 먼저 <관찰> 다이스를 굴려 스위치를 찾아 불을 켜야 합니다. 관찰에 성공하면 탐사자는 불을 켜고 휴게실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만약 관찰에 실패하더라도 탐사자는 스위치는 찾지 못했지만 누군가가 소파에 기대앉아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밝은 전등 빛 아래에서, 혹은 희미한 빛에 의지해 자세히 살펴보면 소파에 기대 잠든 사람은 오래전에 헤어진 탐사자의 소중했던 사람, KPC입니다. KPC와 헤어진 후로 얼마나 시간이 지났든 간에 KPC는 탐사자가 기억하는 모습 그대로입니다. 낯선 곳에서 눈을 뜬 것도 모자라 다시 볼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KPC를 마주한 탐사자는 크게 동요합니다. SAN치 체크 0/1d3.
KP) 탐사자가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왔기 때문에 KPC는 헤어지기 전의, 탐사자가 기억하는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마찬가지로 탐사자 역시 그때의 모습으로 어려졌습니다. 만약 탐사자가 어느 방법으로든, 거울을 본다든지 유리창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본다면 자신 역시 어려진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한다면 과거에 자신이 썼던 핸드폰인 동시에 시간 역시 과거의 시간이 표시될 것입니다. 시각은 자정을 조금 넘어간 12시 46분 경입니다.
또한 KPC는 아직 탐사자와 헤어지지는 않았지만 차차 이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KPC의 성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탐사자에게 협조적이며, 또한 자신이 헤어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히지 않을 것입니다. 더불어 탐사자가 미래에서 돌아온 것 역시 탐사자가 직접 밝히기 전까지는 전혀 눈치채지 못합니다. 탐사자는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고 성향과 상황에 따라 자신이 과거에서 돌아왔으며 KPC가 자신을 떠났던 것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도 있습니다. 이애 대해서는 정해진 답이 없으므로 KPC는 유동적으로 탐사자에게 맞추어 대답해 주세요.
본 세션은 탐사자와 KPC 사이의 상호작용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기 때문에 최대한 탐사자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함께 이것저것 해보는 게 좋습니다. KPC에 대한 감정을 서서히 접어가던 탐사자에게 최대한의 혼란을 주고 마음을 어지럽혀 주세요. 마지막 순간 탐사자의 선택에 따라 엔딩이 결정됩니다.
- 소파 : 탐사자와 KPC가 잠들어 있던 푹신한 소파입니다. 특별한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 벽에 붙은 포스터 : <관찰> 성공 시 포스터를 읽어봅니다. 포스터는 천체와 우주에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지름 30m 돔 스크린에 재현한 밤하늘 입체형상 속으로 떠나는 과학의 세계]
[상영 시간표]
[PM 08:00 우주란 무엇인가]
[AM 03:00 밤하늘 별자리를 찾아서]
(국립 과천과학관 천체투영관 카테고리 참조)
- 자판기 : 차가운 캔 음료와 따뜻한 음료를 파는 자판기가 나란히 붙어 있습니다. 팔고 있는 음료의 종류와 가격은 자유롭게 설정해 주세요. <관찰> 성공 시 거스름돈 창구에서 500원 2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돈을 가지고 있다면 동전을 넣고 음료를 뽑아 마실 수도 있습니다. 음료가 나온 후 거스름돈을 받기 위해 레버를 돌리면 잠깐 자판기가 흔들리고, 이때 <행운>을 판정합니다.
실패 : 거스름돈이 나오지 않습니다. 기계가 돈을 먹어버렸습니다.
성공 : 거스름돈이 정상적으로 나옵니다.
극단적 성공 : 거스름돈이 전부 500원으로 나옵니다.
크리티컬 : 갑자기 눈에 띄게 자판기가 흔들리기 시작하고 이상한 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이거 고장 난 거 아닌가, 싶을 즈음에 거스름돈 창구에서 동전이 쏟아져 내려 바닥에 쌓입니다. 동전 더미는 세는 데만도 온종일 걸릴 양입니다.
2) 선물 가게
밤하늘 우주라는 테마에 맞게 여러 기념품을 팔고 있는 가게입니다. 매대는 총 3구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 액세서리 매대 : 달과 태양, 그리고 행성이나 별들을 테마로 한 액세서리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반지, 목걸이, 팔찌 등 종류는 다양합니다. 자유롭게 설정해 주시고 롤플레이를 즐겨주세요. 서로에게 액세서리를 골라주거나 끼워주기도 하면서 호감을 쌓으면 좋습니다.
- 초콜릿 매대 : SNS에서 유행하는 행성 모양 초콜릿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전부 닫혀 있는 상자들 앞에 놓인 열린 상자에는 '샘플 : 시식해 보세요!'라고 쓰인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맛을 보면 초콜릿 안에 다양한 과일 잼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엽서 매대 : 별자리나 우주 등에 관한 그림이 가득 그려진 엽서들이 즐비합니다. 가지런히 쌓여 있는 엽서 들을 <관찰> 성공할 경우 엽서들 사이에서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새까만 엽서 하나를 발견합니다. 엽서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빈 종이지만 탐사자가 종이를 만지는 순간 검은 면 위로 반짝거리는 마법진이 나타나고 사라집니다. KPC에게 엽서에 뭐가 그려져 있지 않았냐고 묻더라도 그는 전혀 모르는 눈치입니다. 꺼림칙한 경험을 한 탐사자 SAN치 체크 0/1d3.
KP) 나타났다가 사라진 마법진은 KPC를 살리기 위한 의식의 진으로 미래에서 돌아온 영향이 아직 남아있음을 보여줍니다.
선물 가게를 다 둘러보고 다시 나가려고 하면 아까는 보지 못했던 지갑이 탐사자의 발에 치입니다. 지갑 안에는 이곳 과학관의 마크가 찍힌 사원증이 들어 있고, 신용카드와 현금 4천 원이 들어 있습니다. 사원증의 사진과 이름에는 귀여운 토끼 스티커가 붙어 있어 누구의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KP) 이 지갑은 매표소의 직원이 잃어버린 지갑입니다. 매표소에 위치한 분실물 보괌함에 넣어준다면 매표소 직원은 감사의 표시로 공짜 표를 두 장 내어줄 것입니다. 물론 지갑을 그냥 가지고 갈 수도 있습니다. 지갑을 돌려주지 않더라도 엔딩과 스토리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탐사자는 양심에 찔려 작은 패널티를 받게 됩니다.
3) 매표소
벽 가운데에 창구가 뚫려있고 책상 위에는 팸플릿이 쌓여 있습니다. 휴게실에서 보았던 포스터들이 여기에도 큼지막하게 붙어 있습니다.
- 창구 : 창구 안으로 아무리 살펴보아도 사람의 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또한 어두워 안이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현금 5천 원을 모아와 창구에 돈을 내민다면 안쪽에서 검은 손이 쑥 나와 돈을 가져갑니다. 그리고 안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린 후 표 두 장이 창구로 스윽 나옵니다.
분실물 보관함 : 창구 아래에 툭 튀어나온 커다란 상자로 자물쇠가 걸려 있고 물건을 넣을 수 있는 투입구가 넓게 나 있습니다. 주인을 잃은 지갑을 넣어주면 창구에서 똑똑, 두드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소리에 이끌려 창구로 돌아가면 검은 손이 스르륵 표 두 장을 건네주고 다시 창구 뒤로 사라집니다. 표 위에는 [지갑 찾아줘서 고마워요] 라는 포스트잇이 붙어 있습니다. 만약 지갑을 돌려주지 않거나 돌려주더라도 지갑 속의 돈을 꺼내 쓴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탐사자들은 양심의 가책을 느껴 패널티를 받게 됩니다.
[양심의 가책]
탐사자가 앞으로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3번 동안 -10의 기능치 마이너스 보정이 걸립니다.
팸플릿 : 천체투영관의 상영 프로그램이 적힌 팸플릿입니다. <관찰> 다이스를 굴려 성공할 경우 팸플릿을 펼쳐 자세히 읽어볼 수 있고,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OPEN PM 09:00 ~ CLOSE AM 6:00]
[여기서 나가고 싶다면 동이 트기 전에 떠나야 해. 아니면 돌아가고 싶지 않은 거야?]
<관찰>에 극단적 성공 이상의 결과가 나올 경우에는 팸플릿 뒷면에서 [무료입장권 (동반 1인) 쿠폰]이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창구에 무료입장권을 내면 표를 내줄 것입니다.
4) 도서관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바닥에는 별과 달이 그려진 커다란 카펫이 깔려있고, 벽에는 길고 낮은 서가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책의 종류는 전부 천체와 우주, 밤하늘 별자리에 관련된 우주 과학 도서로 한정되어 있고 가짓수도 그다지 많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자료조사> 혹은 <관찰> 기능을 통해 서가에서 무작위로 책을 꺼냅니다. 실패일 경우 한 권, 성공일 경우 두 권, 어려운 성공 이상일 경우에는 세 권을 차례로 살펴봅니다.
① 코페르니쿠스와 프톨레마이오스의 두 가지 우주 체계에 관한 대화
천동설과 지동설에 관해 저술한 고전을 한국어로 번역한 책입니다. 어린아이들이 읽기에는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파라락 페이지를 넘기며 살펴보면 천 원짜리 지폐 한 장을 발견합니다.
② 별자리 신화 이야기
어린아이들의 시야에 맞추어 별자리 설화들을 쉽게 풀어 쓴 책입니다.
[견우성과 직녀성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지만, 은하에 다리가 없어 만날 수가 없었다. 견우와 직녀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까마귀와 까치는 해마다 7월 7일 칠석날이 되면 하늘로 올라가 몸을 잇대어 은하수에 다리를 놓아주었다. 이 다리를 오작교라 하는데, 견우와 직녀는 오작교를 건너 오래도록 그리워하다 1년 만에 겨우 서로를 만나게 되지만 새벽닭이 울고 동쪽 하늘이 밝아오면 다시 헤어져야만 했다.]
(두산 백과 참조)
③ ???
기묘한 느낌이 드는 책입니다. 표지는 검은 양장으로 싸여있고 제목은 쓰여있지 않습니다. 책을 넘기다 보면 밑줄을 그은 부분이 보입니다. 위는 찢어져 있어 읽을 수 없습니다. 책을 읽은 탐사자는 기묘한 내용에 문득 메스꺼움을 느낍니다. 탐사자 SAN치 0/1d2.
[그러나 다시 한번 경고하건대, 이 주문은 너무나도 위험하다. 시간을 되돌리는 일은 신과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일이며 시전자의 목숨 역시 보장할 수 없다. 반드시 해내겠다는 각오에는 자신의 모든 것을 잃어도 좋다는 결심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부디 목숨을 소중히 하라. 자신의 인생과 시간을 소중히 하라.]
KP) 미래에서 탐사자를 되살리기 위해 시간을 되돌리는 주문을 외운 영향으로 미래의 책이 과거로 넘어오고 말았습니다. 찢어진 페이지에는 시간을 되돌리는 주문이 쓰여 있었지만 주문을 외운 누군가가 페이지를 찢어냈습니다.
5) 천체투영관
과학관 내부를 전부 돌아보았고 표 두 장이 수중에 있다면 새벽 3시가 얼마 남지 않은 시각이 됩니다. 내내 잠겨있었던 천체투영관의 문이 열립니다. 앞을 지키는 직원은 없고 안으로 들어서면 30m 지름의 커다란 돔 스크린이 펼쳐진 아래 넓은 간격을 두고 좌석이 놓여 있습니다. 3시가 되면 천체투영관의 불이 꺼지고 좌석의 등받이가 뒤로 스르르 넘어갑니다.
돔 스크린의 가득하게 검푸른 밤하늘이 펼쳐집니다. 하늘을 수놓은 아름다운 별들. 별들을 이어 생겨난 별자리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합니다. 별다른 해설이나 설명도 없이, 그저 별자리들이 나타나고 사라질 뿐이지만 그 몽환적인 분위기는 숨이 막힐 정도입니다. 커다란 스크린이라는 사실도 잊고 두 사람은 밤하늘에 압도되고 또 매혹되어 빨려 들어갑니다.
두 사람은 이때 속에 감추고 있는 것들을 털어놓을 수도, 그저 밤하늘을 바라보기만 할 수도 있습니다. 자유롭게 롤플레이를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상영이 끝나면 스크린이 꺼지고 하나둘 조명의 불이 켜집니다. 두 사람은 몽롱한 기분으로 좌석에서 일어납니다. 천체투영관에서 나오면 안내 방송이 과학관 전체에 울려 퍼집니다.
[관람객 여러분께 즐거운 상영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금일 관람은 전부 종료되었습니다. 저희 과학관을 찾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바깥을 바라보면 어느 정도 어슴푸레하게 밝아진 것 같은 새벽입니다. 시간은 3시 반을 지나고 있습니다.
3. 밖으로
안내 멘트에 따라 탐사자와 KPC가 과학관을 떠나려고 하면 매표소 맞은 편에 있는 정문으로 나가야 합니다. 그동안은 쭉 잠겨있었던 정문은 이제 밀면 스르륵 밀립니다. 하지만 바깥은 어째서인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어둠 속입니다. 손을 내밀고 휘저어봐도 어둠 속에 잠기기만 합니다. 탐사자와 KPC가 두려움을 무릅쓰고 문밖으로 나온다면, 두 사람이 손을 꼭 잡고 걷고 있어도 어느 순간부터는 손을 놓치고 각자 길을 걷게 됩니다. 옳은 길로 가고 있는지, 혹은 길을 잃었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탐사자는 어둠을 헤치며 걷던 도중 문득 눈앞에 환하게 비쳐오는 불빛을 발견합니다. 허공에 걸린 두 개의 등 사이로 하얀 문이 보입니다. <관찰> 혹은 <듣기> 롤을 굴려도 주위는 조용하고 특별한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문고리를 잡아 돌리면 문이 열립니다. 안은 벽과 천장은 물론 바닥까지 하얀색 일색인 방입니다. 방의 중앙에는 하얀 테이블이 놓여 있고 창문이나 다른 사람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이 세상이 아닌 것 같은 기묘함에 탐사자 SAN치 체크 0/1d2. 다시 문을 열어보려고 해도 문은 굳게 잠겨 열리지 않습니다.
테이블 위를 조사하면 그 위에는 꽃병과 앨범 몇 개, 작은 단도가 놓여 있습니다.
꽃병 : 자그마한 화병에는 손톱만큼 작고 하얀 꽃이 여러 송이 부튼 줄기가 여러 타래 꽂혀 있습니다. <지식> <식물학> 판정에 성공하면 이 꽃은 냉이꽃이며 꽃말은 [나의 모든 것을 바칩니다] 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앨범 : 앨범 두세 권이 쌓여 있습니다. 앨범을 펼쳐보면 꼼꼼하고 가지런하게 사진들이 붙어 있습니다. 앨범은 누군가의 성장 과정을 담은 듯, 어린 시절부터 차근차근 시작합니다. 어쩐지 익숙한 얼굴에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진 속의 인물은 전부 KPC입니다. 페이지를 넘기고, 또 넘기고, 또 넘기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KPC의 옆에는 탐사자가 있습니다. 탐사자 스스로도 언제 찍었는지 모를 사진들이 주욱 나열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탐사자가 추억에 잠겨, 혹은 의문에 휩싸여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KPC는 다시금 혼자가 되어 있습니다. 이즈음이 탐사자와 이별을 한 때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또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KPC의 옆에는 다시 누군가가 함께 찍혀 있습니다. 성별이나 얼굴을 확정하기는 힘들 정도로 흐릿하지만 분명 KPC와 함께 있습니다. 정체 모를 사람과 함께 있는 KPC는 행복해 보입니다. 어쩌면 탐사자와 함께 있었을 때보다 더.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에는 단 한 장의 사진만이 남아있습니다.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 아래로 한 줄의 메모가 쓰여 있습니다.
[xxxx년 x월 x일. KPC. 사망.]
KP) 사진에 찍힌 사람은 KPC가 미래에 만난 KPC의 새로운, 소중한 사람입니다. 어떤 관계이든지 KPC는 이 미지의 인물과 상호 애정을 쌓았고 지금의 행복을 일구었습니다. 하지만 그 행복을 수확하기도 전에 모종의 이유로 죽었고, 죽은 KPC를 되살리기 위해 미지의 인물은 자신을 희생하더라도 시간을 되돌리는 의식과 KPC를 살리기 위한 의식을 함께 거행한 것입니다. 탐사자는 여기에 휘말리고 말았습니다.
단도 : 밋밋한 손잡이와 날카롭게 날을 세운 작은 단도입니다. 탐사자가 단도를 쥐면 불쑥 눈앞에 모르는 누군가가 서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존재 자체가 모호하고 흐릿하기는 해도 분명 그곳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미지의 인물은 형태가 일렁이는 손으로 탐사자에게 가지런히 접힌 쪽지를 건네줍니다. 무슨 말을 걸더라도 그 혹은 그녀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쪽지를 받아들면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건네받은 쪽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부 소진된 생을 되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누군가의 생을 이어받는 것으로 생을 이어나갈 수는 있다. 의식의 단도로 심장을 찌르고 죽은 자에게 피를 쏟아낸다면, 죽은 자는 생을 받아 살아날 것이다.]
그 후 다시 단도를 살피면 밋밋한 손잡이에 작은 글씨로 고대문자와 이상한 그림들이 빼곡하게 들어찬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관찰> 다이스를 굴려 극단적 성공이 나온다면 이 글씨들이 선물 가게에서 본 엽서에 그려진 마법진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선물 가게에서 엽서를 발견하지 못한 경우에는 크리티컬이 뜨더라도 무엇인지 알 수 없을 것입니다. 단도는 서늘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잔인할 정도로 기묘한 감촉에 SAN치 체크 0/1d3.
테이블 위의 물건들을 전부 확인하면 등 뒤로 찰칵, 문의 잠금쇠가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문을 열자마자 문은 사라져 버리고 탐사자가 눈을 감았다가 뜨는 순간, 다시 과학관의 로비로 돌아옵니다.
4. 엔딩
다시 돌아온 로비에는 KPC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놀라고 당황한 얼굴을 한 KPC는 탐사자를 보자마자 눈에 띄게 안심한 것처럼 보입니다. 바로 그 때, 또다시 안내 방송이 흘러나옵니다.
[저희 과학관을 찾아주신 관람객 여러분께 안내 말씀드립니다. 금일 상영은 전부 종료되었으며 한 시간 후 폐관합니다. 관람객 여러분께서는 늦지 않게 밖으로 나와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시계를 보면 새벽 5시가 막 지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시간을 제한 시간은 한 시간입니다.
KPC는 기쁜 듯한 얼굴로 여기에서 나가는 방법을 알아냈다고 말합니다. 만약 탐사자가 미래에서 과거로 돌아왔다는 것을 밝힌 상태라면 미래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다고 할 것입니다. KPC는 탐사자에게 꼬깃꼬깃 접은 종이를 건네줍니다. 종이를 펼쳐보면 어느 책에서 찢어낸 페이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읽으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쓰여 있습니다.
[시간을 되돌리는 주문은 시공간을 비튼다. 어그러진 시공간을 되돌리고 과거로 건너온 사람을 다시 미래로 돌려보낸다면 시간은 다시 순리대로 돌아갈 것이다. 미래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귀환자가 강한 소망을 담아 오른발 뒤꿈치를 딱, 딱, 딱, 세 번 부딪치고 짝, 박수를 한 번 친다. 잊지 마라. 딱, 딱, 딱, 그리고 짝이다. 이 주문으로 아직 남아있는 마법의 힘으로 미래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
탐사자는 지금부터 선택을 해야합니다. 엔딩은 총 3갈래로 나뉩니다.
>> END 1. 순교자의 별.
탐사자가 가지고 나온 단도로 자신의 심장을 찌를 경우, 상처에서 뿜어져 나온 피는 KPC에게 튀어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바닥으로 떨어진 피는 그대로 사라져버리고 그 위로 검은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차갑게 식어내리는 탐사자의 몸이 바닥으로 떨어짐과 동시에 바닥에 저절로 그려지는 마법진은 완성됩니다. 그 순간 KPC는 정신을 잃습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KPC는 자신이 병원에 있고 누군가의 울음소리가 자신을 깨웠음을 깨닫습니다. 옆을 돌아보면 엉망이 된 얼굴의 누군가가, KPC가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누군가가 고개를 듭니다. 엉엉 울고 있으면서도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KPC는 그 모든 것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KPC의 뺨으로 흐르는 눈물은 죽음에서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온 데에 대한 감격의 눈물일까요, 아니면 자신을 위해 피를 흘리며 죽어간 옛 추억에 대한 애도일까요.
KPC 생환. 탐사자 로스트.
>> END 2. 여자를 기억하는 이는 없다.
탐사자가 KPC가 알려준 주문을 사용해 미래로 돌아갈 경우, 알 수 없는 검은 연기가 탐사자의 주위로 피어오르고 탐사자는 그 연기 속에 파묻혀 정신을 잃습니다. 탐사자가 마지막으로 눈에 새긴 것은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KPC의 모습입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탐사자는 익숙하고 편안한 자신의 집, 침대 위에 누워있습니다. 달력에 표시된 날짜는 분명 당신이 기억하는 오늘입니다. 탐사자는 무사히 미래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도 왜, 이렇게 갑자기 눈물이 흐르기 시작하는 걸까요.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왔는데, 어째서. 탐사자는 영문 모를 눈물로 손등을 적십니다. 눈물은 쉽사리 그치지 않습니다.
탐사자 생환. KPC 로스트.
>>END 3. 마침내 아침이 찾아와 그 걸음을 멈출 때까지.
탐사자가 미래로 돌아가지도, 스스로를 찌르지도 못한 채로 1시간이 흐르거나 과거에 머무르기로 결정했을 경우, 무참히 시간은 흘러 새벽 닭이 우는 6시가 됩니다. 그와 동시에 과학관 정문의 문이 열리고 낯 모르는 사람이 들어옵니다. 가슴팍에 달린 명찰과 제복을 보건대 과학관의 경비인 것 같습니다. 경비는 왜 이 시간에 이곳에 있는지는 묻지 않을 테니 얼른 나가달라고 요청하고, 두 사람은 과학관 밖으로 나옵니다.
해가 떠오릅니다. 탐사자는 다시는 미래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압니다. KPC의 죽음 역시 막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지금 함께 있습니다. 미래와는 상관 없이 유한한 현재에. 두 사람의 이야기는 해피 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까요. 죽음을 피할 수는 없어도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KPC와 탐사자 둘 다 실질적 로스트.
5. 후기
저를 티알의 세계로 끌어들인 장본인, 제 소중한 트친의 기념일을 축하하며 그분의 연성을 기반으로 쓴 세션입니다.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후기에 따로 첨부합니다. 시범 플레이를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해드리며, 특히 마지막에 5시간 내내 우시며 플레이를 해주신 산님께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은 시나리오지만, 부족한 부분은 적당히 채워주시면서 플레이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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